다시 듣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Part.1

며칠 전에 포탈 싸이트 뉴스에서 김광석 추모 관련 기사를 접했다. 김광석 12주기를 맞이하여 기념 공연도 열고 노래비도 세워진다는 내용이었다. 12년... 시간이 벌써 그렇게나 흘렀나 생각 하면서 한 동안 듣지 않았던 김광석의 "다시부르기2"를 꺼내 틀면서 "내가 들은 이 음악" 그 두 번째로 김광석과 그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김광석 노래 한 두곡쯤은 입에 붙어 있을 정도로 친근한 음악인이 김광석이다. 그의 음악은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에 필자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닐 것이다. 김광석은 서른 두해를 살았지만 그의 음악은 나이에 묶여있지 않았다. 20대 군인의 마음을 노래하기도 하였고, 반평생을 함께 했던 아내를 떠나보낸 60대 노인의 구슬픈 마음까지 해아린 것 같은 목소리로 그는 우리네 삶을 노래하였다. 인생사를 노래해서 일까? 김광석 노래에 관한 사연쯤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다못해 누구나 서른 살이 되는 해에는 "서른 즈음에"를 불러 보면서 마음 한 켠이 구슬퍼 지더라~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광석 노래에 얽힌 필자의 이야기를 해 보겠다. (내 나름대로는 특별한 일화들 이다 보니 김광석 노래가 내겐 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처음으로 김광석 음악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EBS에서 김광석 공연을 해 주고 있었는데 머리가 쭈삣쭈삣 서는 것 같고 닭살도 돋는 것이 충격 그 차체였다. 나중에 전율이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 그 때 느낀 것이 전율이라는 것이었구나 생각했다. 전율이 온 몸을 휘감은 그 공연을 보면서 필자는 난데없는 다짐은 했었는데 그 다짐이라는 것이 "대학생이 되면 처음 할 일은 김광석 콘서트를 보는 것"이란 다소 엉뚱한 미래 계획을 다짐 했던 것 이다.(어쩌면 소박하면서 성숙한 바램 이었지 않았을까) 지금이야 마음만 먹는다면 서울로 휙~올라가서 공연을 봤을 테지만 어렸던 탓인지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즈음 MBC에서 개그맨 한 명과 일반인 두어 명이 세계를 여행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방송 됐었는데 그 프로의 타이틀송이 김광석 4집의 "바람이 불어오늘 곳" 이었다.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 그대로 녹아있는 그 곡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앞 소절을 몇 번이고 따라 불렀었고 며칠 뒤 리어커(길보드)에서 2000원을 주고 김광석 4집 테입을 샀던 어린 날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이었다. 그 여행 프로도 더 이상 전파를 타고 있지 않았고, 김광석이란 이름도 내게서 희미해질 때 쯤 9시 뉴스에서 그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컴퓨터 자격증이나 따 볼까 하고 학원을 다녔었다. 순조롭게 진행되어 실기시험을 보는 날 이었는데 시험장에서 제일 먼저 시험을 마치고 제출을 위해 마지막 저장을 하는 그 순간 갑자기 컴퓨터 에러가 뜨더니 데이터가 복구 불능이 되어 버렸는데 아무도 손 쓸 방법이 없었다. 어찌나 억울했던지 나도 모르게 울어 버리고 말았고, 창피해서 시험장을 뛰쳐나가서 씩씩 거리며 길을 걷고 있는데 학원 선생님이 뒤 따라와 집까지 태워 준다며 차에 타라고 했다. 낡아빠진 중고 승용차여서 에어컨이 고장 났던 터라 창문을 열고 달렸는데 들어오는 더운 공기가 답답하기 까지 했다. 눈에서 눈물이 다 마를 때 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 한 곡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김광석의 "일어나"인 것이다. 완전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대학 1학년 5월, 대학생이 되면 처음 할 일은 김광석의 공연을 보리라~라는 다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찹찹한 마음으로 "김광석 다시 부르기2"를 사 놓고 듣지 않고 있다가 중고교 때 펜팔을 했었던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를 읽기 시작하면서 테입의 비닐 포장을 뜯고 듣기 시작하여 그 책을 읽는 며칠 동안 내 하숙방에는 김광석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붉어진 내 눈망울에서는 뜨거운 물이 뚝뚝 떨어졌었다. 우연도 그런 우연이 어디 있으랴~ 우연찮게 읽게 된 한 편의 소설과 "김광석 다시 부르기2"는 마치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O.S.T 마냥 절묘하게 착착 달라붙었다. 그 뒤로 "다시부르기2"는 내가 사랑하는 음반 베스트3 에서 한 번도 밀려난 적이 없게 되고, 그제 서야 김광석과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고 CD를 한 장 한 장 사 모으면서 필자는 김광석의 팬이 되어 갔다.

이 후의 일화는 별거 없다. 군 입대를 앞두고 떠난 배낭여행에서 김광석 노래만 들으며 걷고 걷고 또 걸었던 일, 입대를 하고 신교대 퇴소 전 날 가수 지망생이던 동기 녀석이 불러준 "이등병의 편지"를 취침등의 붉은 불빛 아래에서 들으며 다들 눈물 찔끔 거리면서 상념에 잠졌던 일... 정도가 전부이다.

이 처럼 김광석의 노래는 인생사 곳곳에서 빛을 바란다. 그의 노래는 꼭 내 이야기 같다. 내가 겪었던 지난날을,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내가 살아 나갈 앞 날 들에 대한 얘기를 해 주고 있는 듯한 김광석의 노래... 김광석 자신도 서른 두해 밖에 살지 못했고, 하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김광석 보다 세상을 덜 살았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을 많이 살아본 인생의 끝자락에서가 아닐지라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라고 말이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필자보다 몇 살 많은 지인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넌 나이도 어린것이 어떻게 김광석의 노래를 이해할 수 있었느냐~ 네가 겉늙은 거냐 아니면 나이에 맞지 않게 세상을 일찍 알아버린 것이냐~(동 연배들 보다 성숙한 것이냐)" 뭐 이런 물음 이었는데 난 이런 반문을 했다. "그러는 당신 역시 그리 길게 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세상을 많이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김광석 노래에 공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 했고 살아 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김광석이 깊고 깊은 목소리로 이야기 해주고 있지 않느냐~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랴~"라고 말이다. 그 지인은 내가 선물한 "다시 부르기2"를 들으면서 처음으로 김광석 노래를 마음으로 들었다고 한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런 것이다.
김광석의 이름 앞에 (故)자가 붙은 지 12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 글에서 난 (故)김광석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김광석은 김광석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가 생존해 있던지~ 고인이 되었던지~ 내게 있어 김광석은 여전히 특별한 가수이고, 그가 세상을 등지고 나서 그를 대신 할 수 있는 어떠한 누구도 나오지 않고 있지 지금...  생과 사를 떠나 김광석은 "김광석"으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Write by-아브의 지옥]

by 아브의지옥 | 2007/12/14 22:04 | 내가 들은 이 음악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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