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3일
6년의 기다림... 토이 6집 "Thank You"

2001년에 토이 5집 "Fermata"와 "Live Toy" 이 후 장장 6년 동안의 기다림은 실로 길었다.
5집 발표 이 후의 활동으로는 MBC에서 "All That Music"을 진행하며 더올 이라는 탄탄한 변태 지지층을 확보했고, 결혼 이후 DMB 음악 방송인 "Round Midnight"으로 돌아와 잠시 동안 숨길 수 없었던 DJ로서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해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2002년에 "A Walk Around The Corner"라는 에시드 일렉트릭 사운드로 프로젝트 엘범을 발표 하기도 하였다.
천재라는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강백호와 윤대협, 서태웅, 정우성 정도;;) 한국 음악계에는 조동익, 윤상이 있었고, 그들의 계보를 잇는 "천재 유희열" 그가 자그마치 6년 동안 한 장의 음반만을 준비했다. 고정 팬 층도 두텁거니와, 사랑타령 히트메이커인 그의 6집이 기약 없이 늦어지자 많은 이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그 음반을 지금 우리는 손에 들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예약판매가 뜨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게 구매하였고, 발매 하루 만에 들어볼 수 있었다.지금부터 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과 주관적 소견에 입각해서 이번 음반을 이야기해 보려한다.
우선은 6년이란 준비기간 이다. 물론 음악작업만 한 것은 아니다. 라디오를 두 개나 진행했고, 그가 프로듀싱한 프로젝트 음반도 한 장 내고, 결혼을 하고 사랑의 결실로 딸 아이 까지 세상에 나왔을 정도로 공사다망했던 유희열 이다. 하지만 이번 6집에 담겨있는 음악들은 6년까지 걸리지 않았어도 충분히 보여줬을 음악들 이었다. 언제나 시대를 앞섰던 음악들로 우리를 놀라게 했던 유희열이 아닌가? 지금은 2007년의 끝자락, 시부야적이고 에시드적이며 라운지스러운 그런 음악들은 이젠 새로운 것이 아닐 뿐더러 다소 지겨운 시점이다. 그렇다면 지금도 충분히 넘쳐나고 있는 음악들의 그 이상을 보여줬어야지 타당하다는 말이다. 2003년부터 진행했던 "All That Music"의 음악 선곡에서 이미 에시드와 시부야적인 음악적 관심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런 관심을 자기 음악화 하는데 6년은 너무 길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음악적 성격을 완성 지었다고 볼 수도 없는 점은 5집과 비교해 볼 때 그 정도의 발전성은 찾아볼 수 없는 점에 있다. 세월은 6년이나 흘렀지만 새롭지 않은 음악들로 채워진 음반으로 나는 이번 6집을 받아들인다.
두 번째로 음악적인 부분이다. (음악적인 부분이라 해도 음악적 견해와 지식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난 이번 6집을 다 듣고서 언젠가 신해철이 라디오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확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말로 기억한다. "처음 만들어둔 곡에 수정과정을 많이 더할수록 곡의 중심이 흐트러진다." 뭐 이런 말이었는데 이번 6집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난 생각한다. 코드진행이 너무 자잘하고 복잡해서 곡에 손을 너무 많이 댄듯한 것 같고, 공중에 붕~뜬 가벼운 느낌이다. 한 마디로 귀에 쏙 안 들어온다.
사운드에는 언제나 각별한 정성을 쏟는 그이기에 이번에도 그 공역을 팍팍 느낄 수 있었다. 근래에 들어 본 엘범들 중에서 이런 풍부한 사운드 감을 들어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탁월한 사운드 센스이다. 화려한 사운드와 기법들이 들어간 일렉트로니카적으로 우수한 이 곡 들은 반면 그러한 주변적 요소가 곡의 중심 맥락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린 산란적 요소로도 더불어 작용했다 본다. 어쿠스틱한 곡 들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확 와 닿는 정도의 우수함은 느껴지지가 않았다.세 번째로는 객원보컬 편성이다. 이번 6집은 발매 이 전 부터 평단의 호평과 함께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윤하"의 라디오 발언 파문으로 세간의 집중을 받기도 했었다. 그 발언 내용이 어쨌건 난 음악으로 납득 할 수 있는 답을 듣고 싶었었고, 들어본 결과 곡 느낌에 윤하가 부합하기는 했다. 단지 무난한 정도의 소화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잘하네~"정도) 아마도 그 부족한 2%는 윤하의 어린 나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토이 5집 때 윤하는 초등6학년... 감수성의 차이는 실로 클 것이다.) 나는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을 듣자마자 "박기영"이 떠올랐다. 유희열이 단지 윤하의 음색과 보컬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객원 보컬에 편성 시켰다면 박기영이 윤하보다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 곡에서 윤하의 그 음악적 색깔은 박기영의 전면 특허다. 이제 갓 여물기 시작한 윤하 보다는 시간에서 묻어 나오는 녹녹함을 가지고 있는 박기영이 탁월했을 선택이었지 않았을까? 라고 곱씹어 본다.솔직히 나는 이번 6집의 대부분의 곡이 솔깃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객원 보컬이 아무리 윤상, 조원선, 김형중, 김연우, 성시경 일지언정 그들의 노래가 귀에 들어오지가 않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이전의 토이 음악에 객원 보컬로 참여 하면서 곡에 부합하는 가장 탁월한 보컬들 이었는데, 곡 들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니 그들의 목소리도 이젠 별로 와 닿지가 않는 것이다. 유희열이 토이라는 타이틀로 곡을 쓰는 애당초부터 보컬을 정해두고 그들에 맞는 곡을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었었다. 특정 보컬을 어떠한 틀(스타일) 안에 묶어놓고 곡을 쓰지 않는가 하는 말이다. 그렇다보니 6년이 지났지만 그들이 부른 토이 음악은 별반 달라져 있는게 없었다.
네 번째로 이번 6집의 주제인 "Thank You"이다. 나는 토이 1,2,3,4,5집의 발전적 계승을 이번 6집에서 바랬지만, 토이가 아닌 유희열의 새로운 음악만을 접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이번 6집은 Thank You라는 주제가 보여주듯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대상과 소재를 담고 있다. 토이 음악의 특별한 색깔은 남들과 차별화된 사랑타령을 하는 것이고, 그 사랑타령의 애절하고 애잔함은 독보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6집에는 그랬던 사랑타령이 보이지 않는다. 주제가 Thank You라서 고마움만을 전하고 마는 것인지? 사랑타령은 유부남이라서 이젠 하지 않는 것인지? 윤상도 그렇고, 김현철도 그렇고 결혼들만 하면 모두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 음악가의 현재와 마음을 표현하고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그 음악가의 음악이고, 때때마다의 다른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삶을 사는 과정 속에서 만드는 것이 음반이라지만, 유희열 만은 토이만의 음악적 성향(사랑타령이라고 필자는 지칭)을 지켜내 줄 것이라 굳게 믿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그 사랑의 결실로 아이까지 세상에 나왔으니 그 고마움이야 충분히 이해가 된다. 또 지금까지 맺어온 인연들에 대한 고마움 또한 이해되는 바이다. 하지만 나는 사랑타령 하는 토이 음악이 듣고 싶었었다. 고마운 마음의 표현을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면 비정규 음반 정도가 적당했을 텐데 라고 생각한다.토이만의 사랑타령은 특별하다.
이전까지 내 놓은 음악들의 그런 점들이 좋아서 좋아한 것인데 아무리 고마운 것들이 많기로서니 이전의 그런 것 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과 자신만의 이야기로 대치해 놓은 이번 음반은 6년을 꾹 참고 믿음으로 기다린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바로 이 점이 이번 토이 6집에 가장 섭섭한 부분이며, 정이 안 가는 이유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타령 대신 유희열 자신의 이야기들로 사랑타령이 특허인 토이에 실어 내냔 말이다.
변함없는 것과 변하는 것 모두 가장 인간다운 것이고, 한 음악인을 지켜보는 것 또한 이러한 것들을 모두 아울러 아끼고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팬으로서 덕목이라면, 변해가는 음악인과 그의 음악을 애써 인정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그리고 그런 것 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은 이전의 그런 스타일(사랑타령)을 기대하고 음반을 구매한 소비자로써의 권리일 것이다. 지금까지 토이의 모든 음반을 CD로 소장하면서 그의 팬이라고 자처했다면, 팬으로써의 그 덕목들을 버리고 서라도 이전의 음악을 돌려 달라~라고 말하는 소비자가 되겠다.
K-1에서 말도 안 되는 입식타격 격투기를 하는 최홍만과 김민수를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편파적 관점으로 감싸 도는 그런 식의 중계나 관전이 옳지 않듯이, 들을 만은 하기에~ 6년 동안 고생해서 내 놓은 음반이기에~ DJ유의 음악이기 때문에~ 덮어두고 "좋아요"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6년 이란 준비기간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길었을지 모르겠지만, 유희열 에게는 왠지 부족한 시간들 이었던 것만 같고,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애써 마무리 지어놓은 듯한 흔적들이 보이는 이번 토이 6집, 설령 그가 음악적 한계에 부디 쳐서 과거보다 나을 것 없는 음악들로 6년이란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팬들을 실망 시켰더라도 이번 음반에 담지 못한 음악들이 몇 곡 있고, 차후 어떤 식으로든지 음반으로 낼 계획이라고 하니 지금의 그 아쉬움들은 그때 다 풀어 줄 것이고, 우리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리라 믿어 맞이한다. 그는 천재니까. [Write by-아브의 지옥]
# by | 2007/12/13 22:14 | 내가 들은 이 음악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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